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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48호] 2009년 2월 6일 메인으로 | 전체기사 | 지난호 | 외교통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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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하 주헝가리대사, 연합뉴스 인터뷰


"과학.기술 분야 협력 강화할 것"

 
(부다페스트=연합뉴스) 권혁창 특파원 = "헝가리의 기초과학 능력과 한국 기업의 기술 상업화 능력이 결합하면 상생의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서정하 주 헝가리 한국대사는 1일 한-헝가리 수교 20주년을 앞두고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양국 간 과학 기술 분야의 협력을 강조하며, 양국 연구소 간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 대사는 헝가리와의 수교는 "20년 전 한국 외교가 공산권과 관계를 맺는 새 지평의 시작이었다"고 평가하고 인간의 삶도 20세에 성인이 되는 것처럼 양국 관계도 한층 성숙한 단계로 접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서 대사와의 일문일답.

--한-헝가리 수교 20주년의 의미를 정리해달라.

▲ 올해는 동유럽의 몇몇 옛 공산주의 국가들과 수교한 해지만 헝가리와의 수교는 특별하다. 헝가리는 동구권 국가 중 최초로 한국과 수교한 나라로, 헝가리와의 수교는 그 파급 효과가 엄청나게 컸기 때문이다. 냉전 체제가 끝나갈 무렵 개혁 개방의 물결은 시작됐지만, 당시 한국과의 수교를 과감히 실행에 옮긴 것은 헝가리가 처음이었고 수교 도미노는 소련을 거져 중국까지 이르게 됐다. 이는 한국 외교의 새 지평이 열리는 과정의 시작이었다. 양국 관계가 올해로 20주년 맞았는데 20년이라는 세월을 인간의 삶에 비유하면 성인이 되는 시점을 의미한다. 사람도 스무 살 성인 되면 모든 것이 갖춰지는 시점인 것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관계를 발전시켜 온 양국관계도 이제 더욱 성숙한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외교 수립 이후 20년 동안 양국 관계는 어떻게 발전해왔나

▲ 양국 관계는 모든 분야에서 두루 발전해왔지만, 특히 경제는 가장 두드러진 분야다. 수교 이전부터 개혁과 개방을 추구해온 헝가리는 경제 발전을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을 파트너로 선택했으며, 한국도 정부와 기업이 유럽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동유럽이 중요한 경제협력의 동반자가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관계를 꾸준히 발전시켜왔다. 양국 통상 규모는 2007년에 이미 21억 달러에 이르렀고, 삼성전자, 한국타이어 등 한국의 대기업은 헝가리의 주요 투자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는 매출액 규모로 헝가리 내 5-6위권으로 성장했고, 한국타이어도 헝가리 당국이 한국기업의 투자 결정에 고마워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문화적으로는 여러 가지 동질성에도 불구하고 만족할 만한 수준의 교류가 이뤄져 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작년 헝가리 제1의 인문대학인 엘테 대학에 한국학과가 설립됐고 한국 드라마 '대장금'이 방영돼 큰 인기를 끌었다. 정치적으로는 우리의 대북정책을 헝가리가 꾸준히 지지해오는 등 핵심 분야에서 꾸준히 협력이 이뤄져 왔다.

--대장금 성공 이후 헝가리에 한류 조짐이 불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한류를 확산시킬 방안은?

▲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헝가리인들의 인식은 매우 좋다. 정기적이지는 않지만, 헝가리 두나TV는 수시로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방송해왔는데 최근에는 한국의 발전상을 보여줄 수 있는 다큐멘터리 작품을 보급해달라는 요청도 해왔다. 헝가리인들의 기본적 취향을 보면 아시아의 고대 문화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향후 TV 드라마나 영화도 역사물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평가를 토대로 정부 차원에서도 한국의 영상 제작물을 소개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헝가리와 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 부임 전에 헝가리가 전통적으로 기초과학 분야에 강하다는 말을 듣고 왔는데 이를 실감하고 있다. 헝가리의 기초과학 능력과 한국 기업이 가진 기술 상업화 능력을 결합하면 윈-윈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본다. 한국의 연구소 중에서 헝가리가 강한 분야를 다루는 곳과 네트워크를 만든 뒤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찾아 추진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특히 헝가리는 유럽연합(EU)이 설립하는 기술혁신연구소가 유럽 과학기술 연구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며, 한국과 EU의 협력에서도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다.

--양국 수교 20주년을 맞아 고위급 관리의 상호 방문 계획은

▲ 과거부터 헝가리에서는 총리와 국회의장 등이 방한했고 한국도 국무총리, 외교부 장관 등이 헝가리를 방문했다. 자주는 아니었지만 적지 않은 고위 인사들의 인적교류가 있었다. 올해 헝가리는 실리 커털린 국회의장의 2006년 방한에 대한 한국 국회의장의 답방을 기대하고 있고, 한국도 헝가리의 장관급 이상 고위 관리들의 방한을 기대하고 있다.

--헝가리 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했는데

▲ 헝가리 경제는 지난해 가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최악의 상태에 처해있는 것 같다. 그러나 환자가 그 사람의 병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듯이 헝가리인들은 자국 경제가 어떤 문제에 부딪쳐 있는지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어떤 식으로 이를 해결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개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생기고 있는 것 같다. 문제는 개혁에 대한 실행 능력이 있느냐인데, 헝가리인들의 높은 지적 수준, 관리들의 우수성, 전통적인 교육열 등으로 볼 때 조심스럽지만 전망은 낙관적이다.

--헝가리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현지 근로자들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충돌하는 사례가 있었고 이로 인해 한국기업들의 이미지가 나빠지기도 했는데.

▲ 한국타이어 노사 갈등 등 몇몇 문제점들이 노출된 적이 있었지만, 헝가리 관리들이나 기업인들을 만나 보면 이에 대해 비판적이기보다는 진출 초기에 일종의 오해가 있지 않았느냐는 쪽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타이어에 대해서도 투자 결정에 고마워하는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었다. 한국기업들도 세계화돼가는 과정에 있으니 앞으로 이런 문제는 잘 대처하리라고 본다.

--중국과 일본이 헝가리와의 관계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 수교 당시보다 외교적 위상이 떨어진 것 같은데 향후 한국의 대 헝가리 외교의 지향점은 무엇인가?

▲ 수교 초기만 해도 양국이 서로 원하는 부분이 매우 컸지만 그런 시대적 상황은 지나갔다. 지금은 상대적으로 서로에게 갖는 의미가 약화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일본과 중국이 가진 경제력을 놓고 볼 때 이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무리다. 한국도 헝가리에서 나름대로 존경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외교도 실속있는 내용을 가지고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면 우리의 위상이 절대 뒤지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faith@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출 처: 연합뉴스 09/2/1



[2009-02-06, 15:5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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