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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49호] 2009년 2월 16일 메인으로 | 전체기사 | 지난호 | 외교통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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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서고 나라가 바로 서야 우리의 미래가 있습니다.

2009년 02월 09일 방송 

☞ 라디오 연설 듣기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입춘도 지나고 날씨도 제법 많이 풀렸습니다. 이 아침, 새싹과 같은 힘찬 기운이 우리 모두에게 넘쳐났으면 좋겠습니다.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에도 단비가 내려서 봄을 희망차게 맞았으면 합니다.

살다가 어렵고 복잡한 일을 만나면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눈앞의 현상에 집착하지 말고 원칙을 지키라는 말일 것입니다. 그래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요즘 저는 국정수행과정에서의 원칙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많은 분들이 남북관계의 경색을 한편 이해하면서도 걱정하고 계신 것, 특히 최근 북한의 잇단 위협에 불안해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 여러분,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정부는 언제라도 북한과 마주 앉아 모든 문제를 풀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무리하게 서두르지는 결코 않으려고 합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 특히 중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분명한 원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와 같이 북한의 눈치를 살피면서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하다가 끝이 잘못되는 것보다는시작이 조금 어렵더라도 제대로 출발해서 결과를 좋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서로를 존중하며 대등하게 대화하고, 문제가 생긴 부분에 대해서는 재발방지 대책을 확실하게 세우고 넘어가는 것은 남과 북 모두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대통령으로서 자신있게 얘기합니다. 우리는 북한에 대해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북한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도울 나라는 같은 민족인 대한민국 뿐이라는 사실을 북한도 깨달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얼마 전 용산에서 일어난 비극과 관련해서도 저는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고귀한 여섯 생명의 희생에 대해 생각할수록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습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어찌 마음이 편할 수 있겠습니까? 일이 생긴 직후부터 터져 나온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원인이 다 가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책임자를 사퇴시키느냐 마느냐는 그렇게 시급한 일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러한 비극이 다시 재발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것이야말로 대통령의 책무라고 믿고 있습니다. 철거민 문제를 포함해 재개발 사업 전반에 걸쳐서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대로 과거 우리 역사에는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진상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는데 책임자부터 물러나게 한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도 상황이 개선되기는커녕 똑같은 문제들이 계속 발생하는 모습을 우리는 많이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철저한 원인규명을 통해 이번에야말로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반드시 끊겠다는 것이 이 문제에 관한 저의 분명한 원칙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당면한 경제위기를 대응하는데 있어서도 경제운용의 원칙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정부출범 이후 제가 ‘친기업’이라는 말을 하니까 이를 ‘친재벌’이나 ‘반노동’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말하는 ‘친기업’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기업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것입니다. 굳이 설명하자면 저는 ‘친기업주의자’이기 이전에  ‘친시장주의자’이고 ‘친시장주의자’ 이전에 ‘친고용주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친기업’이 기업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일자리를 원하는 근로자를 위한 정책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실업의 고통을 겪어본 사람은 일자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압니다. 일자리가 없어 고통 받는 우리 가장들과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다면, 다소 서운한 이야기일지라도 얼마든지 저는 들을 수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오늘 이렇게 말씀드리고 있지만 저는 세상을 살면서 원칙을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습니다.

서울 시장 시절의 경험을 하나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은 국내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서울의 교통체계를 개편한다고 했을 때 정말 반대가 심했습니다. 힘을 모아 함께 일해야 할 공무원들이 먼저 막아섰고 노조와 버스사업자들도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정치권도 물론이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시행 첫날부터 카드시스템이 오작동하면서 시민들의 불편과 비난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기자회견을 통해서 시민들에게 불편을 드린 것을 사과드렸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어렵다고해서 당초 목표했던 것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원칙을 버리고 되돌아갈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매일 밤 상황실에서 밤을 새워가며 회의를 주재하며 문제를 꼼꼼하게 점검하고 고쳐나갔습니다. 그 결과, 서울의 새로운 대중교통체계는 안정을 찾아갔고 오늘과 같은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됐습니다. 세계 많은 도시들이 우리의 시스템을 따라오고 있습니다.

만일 그때 제가 비난과 여론에 밀려 원칙을 포기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국민 여러분,

저는 개인이나 국가나 성공하기 위해서는 바른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을 일관성 있게 꾸준히 실천해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울 때 일수록 원칙에 충실하면서 장기적으로 볼 때 과연 무엇이 옳은 것인지, 그것을 위해 지켜야할 가치는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고 답했으면 좋겠습니다. 원칙과 기본이 바로 서지 않고, 지켜져야 할 윤리가 확립되어 있지 않는다면 아무리 소득이 높아도 결코 선진일류국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공황과 2차 대전의 위기에서 영국을 구한 처칠과 미사일 위기 때 단호한 입장으로 소련의 야심을 막아낸 케네디, 불굴의 의지로 영국병을 고쳐낸 대처와 같이 역사적으로 큰 업적을 남긴 지도자들은 어떤 경우에도 원칙을 놓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인류 역사는 부정적 사고로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명확한 원칙을 갖고 긍정적 사고로 실천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이루어져 왔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으로서도 저는 당장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기본과 원칙을 붙잡고 뚜벅뚜벅 나아가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원칙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서고 나라가 바로 서야 우리의 미래가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어렵더라도 원칙을 지키면서 우리 사회를 보다 발전시키는데 이해와 협력을 다해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9-02-13, 14: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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