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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49호] 2009년 2월 16일 메인으로 | 전체기사 | 지난호 | 외교통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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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프트 파워’ 키우려면


박강호 개발협력국장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출범으로 소프트 파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를 결합한 '통합적 힘'을 외교안보 정책의 기조로 삼겠다고 공언했으며, 힐러리 국무장관은 미국이 "외교·경제·군사·정치·법률·문화 등 모든 수단 가운데 상황에 따라 최선의 수단을 구사하는 스마트 파워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프트 파워란 문화나 이념, 외교술과 같은 비물질적 자원을 통해 상대방을 매료시켜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마음을 바꾸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러한 능력을 가진 자는 힘 행사의 거래비용을 최소화하고, 정치·경제적인 저항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정책을 쉽게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미국 신행정부의 외교 기조의 변화가 보여주듯이 최근 국제 정치·경제 환경에서 군사력과 같은 하드 파워보다는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이 점차 증대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변화에 대응하여, 우리나라도 우리의 소프트 파워를 증대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소프트 파워를 증대하기 위한 방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ODA(공적개발원조)를 통한 국가 이미지 제고, 매력도 증대를 통한 영향력 증대이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맥락에서 2010년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을 통한 선진공여국 대열 합류를 준비하고 있으며, 2012년 GNI(국민총소득) 대비 ODA 비율을 0.15%, 2015년 0.25%까지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개발경험은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소프트 파워 자원으로 개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소프트 파워 개념을 제시한 조지프 나이 교수 역시 한국이 단기간 내 이루어낸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성공모델로 지적하며, 개발도상국에서 이러한 소프트 파워 자원을 보다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아울러, 소프트 파워 증대 및 행사와 관련하여 소프트 파워가 본질적으로 '관계적(relational)' 성격을 갖는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즉, 동일한 소프트 파워 자원을 활용하더라도 상대방에 따라 영향력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개발경험 자원은 경제·정치적 성장을 꾀하고 있는 개도국 혹은 중진국에 매력적으로 작용할수 있다.

또한 소프트 파워는 일차적으로 상대를 파악하고, 협력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개도국의 참여 및 양국 간 협력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친밀도를 증대할 수 있는 개발협력 활동은 우리 개발경험의 일방적인 '전수'가 아닌 '공유'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와 같이 개발협력 활동은 우리나라의 소프트 파워 증대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이러한 활동은 개도국 및 중진국들에 대한 우리나라의 매력도 증대를 통한 한국 외교의 외연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며, 선진국들이 형성해 놓은 국제적 이념 및 가치를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외교를 넘어서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정치적, 도덕적 담론을 주도하는 선진국형 외교를 펼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출 처: 조선일보 09/2/10
 



[2009-02-13, 14: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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