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반갑습니다.
2010년 경인년(庚寅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시무식 날 눈이 많이 오는 것은 금년 한해 좋은 징조라고 생각합니다. 금년 호랑이의 해를 맞아, 우리 모두 호랑이와 같은 진취적인 기상으로 세계무대에서 우리의 국익을 지키고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는데 힘을 모아 나가기 바랍니다.
오늘 시무식에서 여러 분이 포상과 표창을 수상했습니다. 다시한번 이 기회를 빌어 각별한 축하를 드립니다.
오늘 시무식에서는 간단히 작년 한 해 외교부의 주요 성과를 돌아보고, 금년에 할 일을 같이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09년 주요성과)
2009년도 한 해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수고해 주신 덕분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안보와 경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 여러 과제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여, ‘성숙한 세계국가'로의 도약이라는 외교 목표에 보다 가까이 다가섰다고 생각합니다. ‘성숙한 세계국가’는 쉽게 얘기해서 ‘Global Korea’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님께서도 오늘 시정연설에서 더 큰 대한민국을 위해 글로벌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점을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우선 작년 한 해 양자외교 측면에서 볼 때는, 무엇보다도 미국의 신행정부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동맹 미래비전을 채택함으로써 한·미 전략동맹을 심화·발전시켰습니다.
또한 작년 9월 일본에서 하토야마 정권이 출범한 이후 하토야마 총리가 한국을 방문하고, 또 그 이전 6월에도 방한하는 등, 일본과의 관계도 초석을 닦아 놓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작년에 한·중·일 정상회의 메카니즘을 좀더 확실히 했다는 것도 중요한 성과의 하나로 들 수 있겠습니다. 금년 5월말~6월초에 한중일 정상회의를 한국이 주최할 예정이고, 특히 작년에 한중일 정상회의를 제도화함으로써 상설 사무국 문제까지 합의한 것은 큰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또한, 다자외교에서 여러 가지 큰 성과가 있었습니다. 특히, 재작년 11월 세계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G20 정상회의에 참여했고, 우리가 적극적으로 G20 의장단 국가로 활동함으로써 경제 거버넌스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였으며, 그 결과 금년 11월에 한국에서 G20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대통령님께서 UN총회에 참석하셔서 우리 외교의 큰 방향과 기후변화문제에 대해서 중요한 연설을 하셨고, 이어서 피츠버그 회의에 참석하신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또한 경제분야에서는, 특히 EU와 FTA를 체결(가서명)한 것이 매우 중요한 성과였고, 또 인도와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을 체결함으로써 EU-인도를 합하면 17억 명이나 되는 거대한 시장과의 협력 기반을 튼튼히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신아시아 외교’를 전개하였습니다. 작년 초부터 3월 대양주 순방, 5월 중앙아시아 순방, 6월 아세안 10개국 정상을 모두 초청한 제주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 등 우리외교에 있어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대통령께서 지난 12월에는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에 참석하셔서 우리의 역할을 크게 부각시킨 것도 큰 의의가 있습니다. 특히 탄소배출 감축 등록부제도(NAMA)를 우리가 처음 제안했고, 그것이 작년 코펜하겐 회의에서 채택된 것은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우리의 외교 지평이 작년 한 해에 많이 확대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시련도 있었습니다. 북한이 작년 5월 25일 제2차 핵실험을 함으로써 여러 가지 외교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있었던 것을 여러분도 잘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북한의 거듭된 도발로 인해 갈등이 고조되었지만, 우리가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6자회담 참여국 5자간에 공고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 1874호를 이끌어 내는 등, 국제사회의 단합되고 단호한 대응을 이끌어냈습니다.
(2010년 추진 계획)
이러한 작년 한 해 성과를 바탕으로 해서, 금년도 외교부 업무추진계획을 지난 12월 31일 대통령님께 보고드렸습니다. 정부 업무보고의 전체 주제는 ‘더 큰 대한민국’이었고, 우리부는 외교가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어떻게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인가에 대해서 보고드렸습니다.
금년 한 해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올해 서울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를 성공시켜서 이를 국격(國格)을 제고하는 계기로 삼는 것입니다.
금년 중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를 4개 분야로 정했습니다. △ 첫째, 정상외교의 지평 확대, △ 둘째,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 △ 셋째, 국제사회에서의 역할 확대, 그리고 △ 넷째, 국민과 기업의 해외활동 지원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자 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정상외교 지평 확대라는 것은, 정부 출범 첫해에 가장 시급했던 것이 주변 4국과 전략적 관계를 격상하고, 한미, 한일 관계 등을 강화하는 것이었다면, 2년차인 작년에는 ‘신아시아 외교’를 구현하였고, 3년차인 금년에는 이를 바탕으로 정상외교의 지평을 확대하겠다는 것입니다. 작년 한해 대통령께서는 13차례 해외출장을 통해 20개국을 방문하셨는데, 금년에도 꼭 참석해야할 다자회의만 10개에 이르고, 이에 더하여 양자방문을 하게 되면, 금년도 작년보다 더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특히 금년에는 중동·아프리카·중남미 등으로 정상외교의 지평을 넓혀가고, 다보스 포럼, 핵안보 정상회의 등 주요 다자정상회의에 참석하시기 때문에, 우리 외교부가 빈틈없이 준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 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대통령의 글로벌 리더쉽을 제고하면서, 결과적으로 우리의 국격을 높이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렸듯이, 11월 중순 개최되는 G20 서울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 많은 외교부 직원이 파견되어 있지만, G20 준비위원회와 긴밀한 업무협조를 하면서, 외교부의 역할을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셋째로, 작년 11월 25일 우리가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함으로써 명실공히 원조 공여국으로서 인정받게 되었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 및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참여법」이 통과(12.29)되었기 때문에, 금년도에는 이를 감안해서 특히 ‘ODA 증액’과 ‘PKO 강화’라는 두 가지 양대 사업을 중심으로 국제사회내에서 우리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을 중점 활동목표로 보고드렸습니다. 금년에는 특히, 아프리카에 PKO를 확대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는데, 관계부서에서 적극 관심을 가지고 관계기관 및 UN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야겠습니다.
넷째로, 우리 국민과 기업의 해외 활동 지원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을 보고드렸습니다. 우리 외교부가 국민과 좀더 가까워지려면, 해외여행하는 국민의 편의뿐 아니라, 해외진출 기업들에 대해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체제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미 노력해 오고 있지만, 해외 공관의 모든 직원들이 ‘세일즈맨’이 되었다는 마음가짐 아래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과 기업을 섬기는 마음가짐을 갖자는 것이 제가 강조하고 싶은 바입니다. 금년 1월 1일부터 인도와의 CEPA가 발효되었습니다만, EU와의 FTA도 금년 내 조속히 발효되도록 좀더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이러한 4대 중점 추진과제 이외에도, 우리가 ‘성숙한 세계국가(Global Korea)’의 외교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 △ 주변국과의 협력관계 공고화 △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등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 경제 활성화 촉진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겠습니다.
특히 현재 협상중인 페루, 콜롬비아 등 중남미 국가,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과의 FTA도 가급적 조속히 협상을 완료하려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겠습니다.
북핵 문제는 안보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작년에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을 중심으로 해서, 6자회담 재개에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조직운영)
다음으로 조직운영에 관해 간략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작년에 특히 인사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인사제도 쇄신 노력을 경주하였습니다.
특히 공관장을 포함하여 고위직에 대한 자격심사를 한층 강화하였고, 국장 인사에 있어서도 서류와 면접심사를 거쳐 후보자를 선발하는 등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정부 내외의 우리부 인사관리에 관한 인식도 높아졌고, 그 결과, 행정안전부로부터 인사운영 우수기관으로 선정되어 기관 표창도 받은 바 있습니다.
또한, 지자체와의 인사교류 제도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고위직의 승진 적체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고, 요건을 갖춘 계약직 직원 대부분을 외무공무원으로 특채하는 등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으려고 노력한 바 있습니다.
물론, 직원 개개인 차원에서 보자면 승진이나 보직 등 과정에서 다소의 편차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조직 전체로 보자면 분명히 개선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부 직원들이 적재적소에서 일하며 정당한 대우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인사 운영과 제도 개선 그리고 성과평가의 공정성 및 투명성을 계속 제고해 나가겠습니다.
(외교역량 강화)
한편, 우리부는 21세기 새로운 외교환경과 수요변화에 걸맞는 조직개편과 인력 충원 등 외교인프라 확충 방안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 하반기에 외교경쟁력 강화위원회를 구성하였습니다. 이상우 총장을 위원장으로 하여, 국회와 행정부, 언론, 학계 등의 인사가 참여하는 위원회입니다. 이를 통해서 외교역량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조만간 그 결론이 나는 대로 청와대에 보고해서 반영되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복무자세)
끝으로 복무자세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저는 외교부 직원들이 항상 많은 업무로 늦은 시간까지 사무실에서 헌신적으로 업무에 매진하는 모습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외교 수요가 확대될수록 직원 여러분들이 바쁜 것이 사실이고, 과거에 비해 우리 외교부 업무는 10배, 20배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인력은 별로 증원되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외교부 직원 모두 다,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최일선에 있기 때문에, 여러분의 희생이 없이는 우리가 이를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글로벌 스탠더드)
금년에 여러분들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한 가지 키워드를 제안하면서 신년 인사를 마치려고 합니다.
우리가 ‘Global Korea’를 지향하고 ‘더 큰 대한민국’을 지향하려면 우리의 마음자세와 생각도 거기에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우리가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또, 업무에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그것이 과연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에 맞는 것인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일을 판단하고 결정하면, 해법이 나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좀 정치적인 얘기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4대강 사업만 해도 과연 어느 선진국이 주요하천을 가뭄이 오면 강바닥이 드러나고 비가 오면 홍수가 나는 자연 상태로 내버려두는지, 이것도 글로벌 스탠더드 차원에서 보면 해법이 금방 나옵니다.
세종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선진국이 정부 부처를 반으로 쪼개서 일하고 있느냐, 이것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생각한다면 해법이 나온다고 봅니다.
우리 외교부 업무도 여러가지 복잡한 업무가 있을 때 이것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느냐는 관점에서 생각을 한다면 결론이 나오기 쉽고, 그럼으로써 우리가 'Global Korea'를 지향하는 데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금년에 업무를 하는데 있어서, 이것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느냐를 항상 스스로 질문해 보고, 직원들 간에 토의할 때도 이를 준거로 하여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