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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15호] 2008년 5월 22일 메인으로 | 전체기사 | 지난호 | 외교통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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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 대한 편견을 넘어서”


'한·아랍 협회' 창설 계기로 중동 인식 지평 넓어지기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외교관으로 생활하는 동안 중동 사람들을 만나면 꼭 강조하는 내용이 있다. 한반도와 중동이 실크로드를 따라 이미 1000년 전부터 교류해 왔다는 것이다. 당시의 지리적 개념이나 교통수단을 생각해 볼 때, 이러한 교류는 실로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조선시대 초까지 이어진 이러한 교류도 유럽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맥이 끊어져 버렸다. 근세에 들어와서는 한반도와 중동 모두 국제정치의 격랑에 휘말리면서 서로 자발적인 관계를 설정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다.

아랍 출신 학자인 에드워드 사이드(Said)는 '오리엔탈리즘'이란 책을 통해 동양, 특히 중동에 대한 서구 사회의 편견과 우월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동양에 속한 우리 역시 중동에 대해 얼마간의 '오리엔탈리즘'을 갖고 있다. 이는 근세 이후 우리가 서구의 제도와 가치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부지불식간에 중동에 대한 서구의 시각을 내면화하면서 생겨난 현상일 듯하다.

유럽이 중세 암흑기를 지나는 동안 아랍이 그리스나 라틴의 고전 문화를 갈무리하고 보존하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들 대부분은 이를 통해 구현된 이슬람 신학이나 철학 혹은 문학의 개요조차 잘 모르고 있다. 우리나라 중·고교나 대학생을 대상으로 작성된 세계고전 목록에 아랍 이슬람권의 작품이 거의 없다. 어쩌면 우리 사회는 그동안 문화적 편식증에 걸려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다행히 우리 사회가 갖고 있던 중동에 대한 고정관념이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변화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중동 문명 전시회가 열리고, 인터넷상에는 중동에 관한 여행기가 넘쳐난다. 아랍인의 시각으로 본 십자군 이야기가 관심을 끌고 있다. 다양한 문화에 대한 국민들의 욕구가 커지면서 중동 사회·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증거다.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이슬람계 이주 노동자들의 숫자가 10만 명을 헤아리고 있는 오늘날 이는 반가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중동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고 우리 국민들의 중동에 대한 인식의 지평이 넓어져 가고 있는 만큼 한·중동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인간 사회와 마찬가지로 국가 간에도 보다 성숙하고 견고한 관계를 위해서는 정치·경제를 뛰어넘어 다른 민족의 문화와 관습, 역사와 종교 전반에 걸친 보다 깊은 이해와 애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는 중동과 관련된 우리 사회 전반의 활동을 결집하고 이끌어 줄 기구의 필요성을 검토해 왔다. 그 결실이 곧 탄생하게 될 '한·아랍 소사이어티'이다. 이 기구는 한국과 아랍 국가의 정부·재계·학계·문화계·종교계가 두루 참여, 한·아랍 관계의 확대를 위해 각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나간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반갑게도 많은 아랍 국가들이 '한·아랍 소사이어티'의 창설 취지에 대한 공감을 넘어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오는 26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한·아랍 소사이어티' 창설을 위한 국제회의에는 아랍 각국의 정·재계 인사는 물론 문화·교육·종교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외교통상부는 또 5월부터 7월까지 서울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요르단, 이집트, 알제리, 리비아, 모로코, 튀니지 등 아랍 8개국이 참여하는 '한·아랍 문화 축전'을 연다.

'한·아랍 소사이어티'의 출범은 한·중동 간 새로운 파트너십의 구축을 위한 움직임인 동시에 우리 사회에 중동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시도의 일환이다. 이제 한국과 아랍은 21세기 '신(新)실크로드'를 통해 오래전의 친구를 다시 만나는 긴 여정에 나선 것이다. 이를 계기로 각 민간 차원에서도 '아랍 바로 알기'의 새바람이 활발히 일기를 기대한다.


출 처: 조선일보  08/5/20 



[2008-05-22, 10: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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