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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18호] 2008년 6월 13일 메인으로 | 전체기사 | 지난호 | 외교통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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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외교와 한-중동관계”


신각수 주이스라엘대사


21세기 전반 국제정치를 지배하는 화두는 단연 부상하는 중국과 혼돈의 중동이다. 우리 사회는 옆 나라인 중국의 부상이 국제사회에 미치는 커다란 영향을 잘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중동의 혼미가 국제질서에 미치는 심대한 영향에 관해서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세계화의 물결이 거센 현실에서 중동의 높은 파고는 세계 어느 곳에든 풍랑으로 나타나며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는 해일이 될 수도 있다.

중동은 에너지 자원의 보고로서 세계 경제의 지속적 발전에 긴요할 뿐만 아니라, 아시아·유럽·아프리카 3개 대륙이 교차하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정치 안보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유가의 가파른 상승으로 모든 나라가 효율적 에너지 사용과 절약 그리고 대체에너지 개발에 나서고는 있지만 향후 수 십년 간은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 석유 및 가스 매장량은 압도적으로 중동에 몰려 있다. 결국 중동은 세계 경제의 불씨 역할을 계속 수행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중동은 정치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지역이다. 19세기 식민 종주국 영국과 프랑스가 임의로 국경을 정한 국가들은 인종·민족·종교·경제적 갈등으로 인해 다양한 분쟁과 만연하는 테러리즘에 시달리고 있다. 중동 정세의 복잡성은 중동 지정학의 날줄과 씨줄이 역내 국가 간에 실타래처럼 엉켜 있어서 어느 하나만으로는 쉽게 풀기 어려운 데 기인한다.

2006년 여름을 달구었던 제2차 레바논전쟁이 레바논 내 시아파 무장 세력인 헤즈볼라가 팔레스타인 과격파 그룹 하마스를 측면 지원하기 위해 레바논 국경에서 이스라엘 병사를 기습 공격한 데서 비롯됐다는 사실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최근 레바논 사태의 악화도 푸아드 시니오라 정부와 헤즈볼라의 권력 다툼이 직접 원인이지만 레바논에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시리아의 태도와도 연관된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막대한 군사 개입에도 불구하고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라크도 주변국의 협조 없이는 안정화 길이 요원하다.

군사적으로도 중동은 세계의 화약고다. 60년 간 중동 국가들과 8차례의 전쟁을 치른 이스라엘, 미국이 매일 4억달러의 전비를 쓰고 있는 이라크, 핵개발 의혹으로 국제사회와 대립중인 이란,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거의 마비 상태인 레바논뿐만 아니라 이슬람 과격 세력의 도전과 국민의 개혁 요구에 직면한 다수의 왕정, 권위주의 국가들 모두가 불안을 잉태하고 있다. 세계 테러의 70%가 중동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최근 영국 정부가 기존 외교 인력의 재조정을 통해 중동 및 서남아시아 지역에 인력을 30% 증원하기로 한 사실은 우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도 중동의 향배에 다른 어느 나라 못지않은 사활적 이익이 걸려 있다. 우리는 석유·가스 수입의 대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동은 건설·플랜트·선박 수출 시장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아프간 인질 사태에서 경험했듯이 우리도 테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야말로 중동에 지속적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될 형편이다. 그러나 중동에 관한 우리의 관심은 과거 오일 쇼크 때마다 잠시 고조됐다가 식어버렸다. 이제부터라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제적 측면을 넘어서는, 보다 포괄적인 측면에서 중동을 연구하고 중동과 교류를 추진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주도로 한·아랍소사이어티가 5월말 출범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이와 함께 우리도 중동에서 자원을 구하는 위치에만 설 것이 아니라 중동 안정에 기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문명의 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문명간 대화 노력에 우리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 다행히 중동 국가들은 아시아의 빠른 도약에 관심이 많고 식민지 지배 경험이 없는 아시아에 호감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근대화 도정에 있는 중동 국가들과 우리의 값진 개발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의미가 클 것이다.

현재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UNIFIL)에서 활약하고 있는 동명부대도 중동 평화에 대한 우리 기여의 일단이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개발 원조를 통해 앞으로 이·팔 평화 과정에서 수립될 팔레스타인 국가의 초석을 다지는 데 기여하는 것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렇듯 한국과 중동 국가 간에 서로 주고받는 일들이 쌓여 갈 때 한국·중동 관계의 기반도 강화되고 우리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자원외교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출 처: 문화일보  08/6/9 



[2008-06-12, 16: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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