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fa eNewsMaker 뉴스레터스킨01
 
   
  [제224호] 2008년 7월 25일 메인으로 | 전체기사 | 지난호 | 외교통상부  

 
트위터 페이스북
서경이 만난 사람-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의사등 印인력 국내진출 긍정 검토"
"기후변화 협상 회피하면 진다" 적극 대응 의지
공영방송 불공정성이 쇠고기 문제 과도하게 증폭
한미FTA 재협상은 없어… EU와는 연내타결 가능



정리=손철 기자 runiron@sed.co.kr
대담: 이용웅 부국장대우 경제부장
yyong@sed.co.kr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인도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의사ㆍ간호사 등의 국내 인력시장 진출을 요구해 검토 중"이라며 "인도 측 요구를 수용하면 국내 공산품의 인도시장 진출 문은 훨씬 확대될 것"이라고 말해 인도 인력의 국내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본부장은 또 국제적인 기후변화 협상과 관련해 "문제는 협상에 우리 입장을 내놓고 끌고 갈 것이냐 다른 나라의 제안을 기다려 수동적으로 대응할 것이냐 하는 것인데 이제 '회피하면 지기 마련'이라고 본다"고 말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한미 쇠고기 문제에 대해 "공영방송의 불공정성이 쇠고기 문제를 증폭시켰다. MBC는 이제 안 본다"고 불만을 표출하면서도 "미국에서 광우병이 또 발생해 국민 건강을 위협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 17일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미 쇠고기 추가 협상에 따른 한미 FTA 추가 협상 가능성에 대해 "한미 FTA에 재협상이나 추가 협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본부장은 또 "한ㆍ유럽연합(EU) FTA 협상은 연내 타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한국이 두 달가량 몸살을 앓았습니다. 지난 4월18일 타결된 쇠고기 협상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30개월 이상 미 쇠고기 개방이 갑작스럽게 전달됐습니다. 왜 소통을 못했냐고 지적하시는데 그걸 하자고 주장도 했지만 대선ㆍ총선 등 선거가 계속되니까 쇠고기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더군요. 선거 때문에 현 정부, 전 정부 할 것 없이 쇠고기 문제에서 소통을 못했습니다.

-부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다 내줄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미 간 쇠고기 문제는 오래됐고 사연이 많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인데 지난해 한미 FTA 협상 타결 전 미국은 “쇠고기 문제가 해결돼야만 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고 버텼습니다. 그래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구두로 약속을 했고요.

한미 FTA 비준과도 연결돼 있고 그 자체로도 한미관계를 위해 해결이 필요합니다.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했고, 이는 이번 정부가 아니라 전 정부부터 했습니다.

-어쨌든 추가 협상 결과를 보면 당초 협상이 미흡했던 것 같은데요.

▦국내시장 충격과 소비자 신뢰를 고려해 30개월 미만과 30개월 이상으로 나눠 2단계 개방을 하는 것이 낫다고 봤고 미측도 동의했습니다. 문제는 30개월 이상 개방을 미측의 강화된 사료조치 공포시점에 할지, 이행시점에 할지였는데 미측이 업계의 반발과 대통령의 약속, 이행시점까지 걸리는 시간 등을 이유로 공격해 공포시점이 됐습니다. 하지만 추가 협상에서 30개월 미만 한국QSA가 기한 없이 적용되게 돼 2단계 개방의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미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 MBC PD수첩에 ‘시청자 사과’라는 중징계를 내렸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MBC 안 본 지 오래됐습니다. 계속 왜곡방송을 해 PD수첩도 안 봤습니다. 그런 방송이 국민 가슴에 불을 지른 것 아닙니까. 협상 결과와 상관없이 쇠고기 문제가 과도하게 증폭된 세 가지 이유 중 하나가 공영방송의 불공정성입니다. 대표적인 게 PD수첩입니다.

다음으로 인터넷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부정확한 정보가 확산됐습니다. 또 쇠고기 문제는 이성적으로 접근할 과학의 영역인데 촛불집회처럼 감성적 문화코드가 지배해버렸습니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또 생기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미측과 추가 협의를 통해 고시에 반영했듯이 국민 건강을 위협하면 즉각 쇠고기 수입을 중단할 겁니다.

-한미 FTA 비준의 가장 적절한 시기는 언제라고 보십니까.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버락 오바마가 최근 한미 협력의 중요성을 얘기했고 미 의회 일각에서는 레임덕 세션 개최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미측이 대선 후 11~12월 레임덕 세션에 한미 FTA 비준을 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리도 조기 비준을 추진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쇠고기 추가 협상을 했으니 미측이 대선 결과에 따라 한미 FTA 재협상 혹은 추가 협상을 요구하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수십 차례 한미 FTA ‘재협상은 없다’고 말씀드렸고요. 추가 협상도 안 합니다. 미측은 유혹을 느낄 수 있겠지만 재협상이든 추가 협상이든 없습니다. 다만 미측이 (재협상 또는 추가 협상에) 유혹을 갖지 않도록 한미 FTA 비준을 우리 측이 먼저 하면 더 분명해질 겁니다.

-한ㆍEU FTA 협상이 연말 타결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협상 진행상황을 볼 때 연내타결 전망은 어떤지요.

▦협상 쟁점들이 최근 좁혀져 열 손가락 안에 들어옵니다. 지금 상황이면 연내 타결할 수 있습니다.

-한ㆍEU FTA를 통해 EU의 강력한 환경규제인 ‘리치(REACH)’를 완화할 수 있는지요.

▦리치 자체를 무력화할 수는 없지만 FTA가 없는 나라보다 우리가 유리한 지위를 갖게 될 겁니다. EU가 우선 리치를 교역방해 장치로 쓰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리치로 교역에서 피해를 보면 이를 해결할 기구(메커니즘)도 만들기로 했습니다.

-독도 도발로 한일 FTA 협상 재개는 상당 기간 또 연기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이는데요.

▦독도 문제를 보더라도 한일 FTA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한일 간 무역적자가 굉장히 크고 일본에 부품소재 문제 개선을 오래 전에 요구했는데도 좀처럼 안 됩니다. 특히 일본은 이익이 되는 부분을 추구하면서 한일 FTA의 우리 측 이익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인색합니다. 다른 FTA 협상이 많아 할애할 시간도 없습니다.

-한중 FTA는 조만간 협상개시가 가능한지요.

▦거대 중국시장에 대해 접근성을 강화할 필요는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이견도 적지 않아 의견수렴이 더 필요합니다. 산ㆍ관ㆍ학 공동연구가 마무리 단계인데 한중 FTA가 ‘도움이 되지만 예민한 부분이 있다’는 데 동의합니다. 민감 분야를 얼마나 제한할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한ㆍ인도 CEPA(FTA와 유사함) 협상이 마무리 단계인데 막판 쟁점은 무엇이고 언제쯤 결단이 내려질까요.

▦인도와의 협상은 결승점에 거의 다 와 있습니다. 인도 역시 내년 상반기에 총선이 있어 연내에 끝내자고 합니다. 훌륭한 인력이 많은 인도는 국내 인력시장 진출에 관심이 많습니다. 인도가 의사ㆍ간호사의 한국 진출을 요구하고 있는데 국내 고용사정을 고려해 결정할 겁니다.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을 위해 21일부터 제네바에서 각료회의가 열리는데 DDA 협상전망은 어떤지요.

▦DDA 협상의 돌파구가 열릴지 여부는 반반입니다. 다만 이번 각료회의가 실패하면 DDA가 장기간 공전할 우려가 있습니다. 미 대선에다 EU 집행위원회도 내년 7월 바뀝니다. 협상 실패의 부담감이 큰 만큼 일정 수준의 잠정합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협상에 진전이 없다면 DDA를 대신할 새로운 라운드 출범이 향후 논의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기후변화 문제가 지구촌 이슈인데 포스트 교토협상을 어떻게 이끌 계획입니까.

▦지구 온난화에 더 많은 책임이 있는 선진국들이 더 많은 부담을 져야 합니다. 아울러 개도국에 대해 선진국이 기술ㆍ재정ㆍ적응 등 3대 부문에서 협력해줘야 합니다. 문제는 협상을 우리가 주도적으로 할지 수동적으로 대응할지인데 개인적으로는 ‘회피하면 지기 마련’이어서 적극적인 게 낫다고 봅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내적 대응 방안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친환경에너지로 원자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원자력 확대를 위해 대국민 설득과 홍보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대체에너지로 원자력에 비중을 두고 안전성 등을 국민에게 이해시키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프로필

▦1952년 대구생 ▦1974년 제8회 외무고시 합격 ▦1975년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1979년 주프랑스대사관 3등서기관 ▦1987년 주캐나다대사관 참사관

▦1991년 외무부 의전담당관 ▦1993년 주미대사관 참사관

▦1998년 주제네바 공사 ▦2000년 외교통상부 지역통상국장

▦2002년 샌프란시스코 총영사 ▦2004년 APEC 고위관리회의 의장

▦2006년 한미 FTA 협상 한국 측 수석대표

▦2007년 8월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


벼랑 끝 쇠곡기 추가협상 뒷이야기

"미국이 물러서지 않았다면 그대로 귀국"

협상 막판에도 "이대로 돌아갈까" 고민
'고생한다' 국민 성원에 "큰힘 얻었다" 고마움 전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쇠고기 추가 협상을 전후로 긴박했던 순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는 "한미 관계 전반의 악영향을 감수하고라도 쇠고기 문제 해결을 위해 귀국할 생각이었다"고 말해 지난 7월15일 추가 협상 도중 워싱턴에서 귀국 카드를 꺼낸 것이 벼랑 끝 전술이었음을 밝혔다.

김 본부장은 "추가 협상 중 귀국 카드를 꺼낸 것은 미측을 압박해 양보를 얻기 위한 것이었다"며 "미측이 물러서지 않으면 그대로 귀국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귀국하면 쇠고기 문제에서 결국 미측이 양보할 수밖에 없지만 북핵 등 여러 분야의 한미관계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어 고심했다"고 털어놓았다.

협상 중단→귀국→미 쇠고기 수입보류가 결국 미 정부를 움직여도 다른 분야에서는 보복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이 김 본부장의 고뇌였다. 그래도 그는 미국이 잡지 않으면 귀국을 강행하려 했다. 국내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측이 간곡히 말리며 잡을 때도 김 본부장은 고삐를 놓지 않았다. "짐은 풀지 않겠다. 돌아가도 진전이 없으면 다시 귀국길에 오르겠다"고 그는 미측에 통보하고 하룻밤을 뉴욕에서 보냈다. 협상 타결의 마지막 고비에 김 본부장은 또 한번 '이대로 돌아갈까'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한 후 김 본부장은 미측 입장을 고려해 귀국 전 협상 결과를 발표한 뒤 곧바로 쇠고기 고시 게재를 주장할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국내 상황을 잘 몰라 그랬는데 한나라당에서 여론 설득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해 늦춰졌다"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추가 협상 결과를 폄하하거나 합의내용 자체를 불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추가 협상 결과까지 왜곡하고 부정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고시를 게재하고 양국 정부 대표의 서명이 들어간 합의서한을 공개했다고 김 본부장은 설명했다.

추가 협상까지 너무 어려운 길을 걸었지만 식당 주인이 고생한다고 밥값을 안 받기도 하고 택시를 타면 기사가 알아보며 "그냥 내리라"고 한 적도 있었다며 국민 성원에 큰 힘을 얻었다고 그는 고마워했다.



[2008-07-24, 15:55:11]

트위터 페이스북
   
 

유용한 정보가 되었습니까? [평균0점/0명 ]
받으시는 메일서비스에 대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메인으로 | 전체기사 | 지난호 | 외교통상부  
본 이메일서비스는 이메일주소가 무단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위반시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처벌됨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개인정보를 수정하시려면 내정보수정하기를, 메일 수신을 원치 않으시면 수신설정을 해주십시오.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37 외교통상부 대변인실 정책홍보담당관실 전화:02.2100.0801, 팩스:02.2100.7913
Copyright ⓒ 2007 Ministry of Foreign Affairs and Trad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