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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호] 2010년 4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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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안보정상회의 장관·2차관 기고


핵안보정상회의는 왜 열리나


유명환 장관 
 
핵 안보 분야 최초의 정상회의인 '핵안보정상회의'가 4월 12일부터 이틀간 미국워싱턴에서 개최된다. 한국을 포함해 47개국 정상과 유엔,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기구 대표가 참석한다.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핵 테러 위협을 예방하고, 핵 테러 발생 시 대응 조치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각국 정상들은 테러집단이 핵무기와 핵물질을 탈취하거나 불법 거래를 할 수 없도록 예방하는 데 필요한 국내 조치에 대해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핵안보와 관련된 국제협력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방안도 협의 대상이다.

핵은 선용하면 약이 되고 악용하면 독이 될 수 있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오늘날 원자력은 경제성과 친환경성으로 인해 화석연료를 대체할 21세기형 에너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 전 세계 31개국에서 436기의 원전을 통해 전 세계 전력의 16%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지구상에는 아직도 2만여 기의 핵무기와 수천t의 무기급 핵물질이 있고, 핵무기 개발 의혹이 있는 국가가 존재하는 등 핵물질 사용에 있어 위험 요소가 상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도록 촉구해 나가는 한편, 핵 군축을 통해 이미 제작된 핵무기 수를 줄이고 핵무기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알카에다와 같은 조직적인 테러집단이 등장해 원자력의 악의적 사용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테러집단에 핵 테러는 매력적인 수단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4월 프라하 연설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을 천명하면서, 핵 테러를 '국제안보에 대한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하며 핵안보정상회의 개최 구상을 밝혔다.

우리나라는 현재 20기의 원전을 통해 전체 전력의 36%를 생산하고 있으며,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따라 2030년까지 원전 19기를 추가 건설해 전력공급 비중을 59%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한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건설 계약, UAE 원전 수주에 이어 안전하고 효율적인 우리 원전 수출을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원전 수출국 대열에 들어선 우리에게 원자력 부흥기의 도래는 국익을 증진할 호기다. 하지만 원자력 부흥기를 지속하려면 핵물질이나 원자력시설이 불법행위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원자력산업 육성 계획과 핵안보 강화 문제는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그래서 이번 핵안보 정상회의는 세계 5위의 원전 운영국으로서 책임 있는 우리의 핵안보 노력을 국제사회에 증명할 기회이다. 핵테러는 우리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상 우리나라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으로 인해 핵위협에 가장 많이 노출된 국가다. 따라서 핵무기 보유를 시도하는 나라나 핵무기를 손에 넣어 사용하고자 하는 테러집단의 활동을 막는 것은 우리 국익에 매우 중요하다.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 평화는 물론 핵안보의 관점에서도 우리가 국제사회와 함께 실현해야 할 과제다. 이를 위해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그랜드 바겐을 통한 북핵 문제의 조속한 해결 필요성과 6자회담 참가국 간 공조, 대북 제재 결의 성실 이행 등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조할 계획이다.


출 처: 조선일보  2010/4/8






핵의 양면성과 핵안보 정상회의


천영우 외교통상부 제2차관

4월 12일부터 이틀간 워싱턴에서 핵안보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47개국 정상과 유엔 등 3개 국제기구 수장이 참석한 금번 회의는 핵안보는 물론 군축·비확산 분야에서 개최된 최대 규모의 정상회의였다. 이 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제의를 수락함으로써 대한민국이 2012년 제2차 핵안보 정상회의를 주최하게 됐다는 사실은 여러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먼저, 우리나라는 핵확산과 핵테러 방지라는 국제안보 현안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 나가는 한편 핵과 관련된 국제질서 재편을 주도해 나가게 된다. 우리의 높아진 위상과 입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둘째, 원자력의 극단적 양면이 공존하는 곳인 한반도에서의 핵안보 정상회의 개최가 갖는 상징적 의미다. 한편에는 원자력을 비평화적으로 사용해 역내 평화와 안보를 해치고 자신의 실존적 위기까지 자초하는 북한이 있다. 다른 한편에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의 모범사례로 손꼽히는 대한민국이 있다. 이처럼 핵의 양면성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지역에서 핵안보 정상회의를 개최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국제사회에 엄중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셋째, 2012년 핵안보 정상회의는 국제 핵안보 체제와 비확산 체제를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이자, 저탄소 녹색에너지로서 원자력의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범세계적 민수용 원전 확대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원전 도입을 추진하는 참가국들에는 한국형 원전의 경제성과 안전성에 대한 이해를 높일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넷째, 핵안보 정상회의 개최는 우리의 다자외교 역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함으로써 ‘글로벌 코리아’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기회를 가져온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이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 경제·금융 거버넌스 체제의 개편을 주도하고, 이어서 핵안보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국제 핵안보 분야에서 국제 공조체제 수립에 기여한다면 이는 다자외교 분야에서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자무대는 우리나라와 같은 중견국가에 있어 매우 중요한 외교적 공간을 제공해 준다. 복잡하게 얽힌 각국의 이해관계를 공평하게 조정하고, 모든 참가국이 수용 가능한 공통분모를 찾아냄으로써 새로운 규범과 체제를 수립해 나가는 과정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다자 정상회의의 성공은 참석하는 정상들을 정성껏 대접하고 회의 운영을 매끄럽게 하는 것도 필요하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정상회의가 생산할 실질적 콘텐트와 부가가치다. 앞으로 우리는 다자외교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여러 기회를 잘 활용해 우리의 국제적 역할과 입지를 강화하고, 이에 필요한 인적 자원을 양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12년 핵안보 정상회의는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개최해 온 국제회의 중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우리 외교에 있어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출 처: 중앙일보  2010/4/18



[2010-04-19, 15: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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