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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호] 2010년 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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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관련 통상교섭본부장 인터뷰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에나 진전을 이룰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미국에서의 11월 중간 선거 전에는 의회에서의 비준 시도가 사실상 어려울겁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김 본부장은 최근 부각되고 있는 한.중 FTA에 대해 "5월 중으로 이미 진행해온 산관학 연구를 끝내고 실제 협상을 위한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며 "하지만 양국간에 민감한 현안들이 적지 않아 협상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효 시점이 늦춰지고 있는 한.EU FTA에 대해서는 "현재 10월 혹은 11월 발효를 목표로 진행 중"이라며 "EU 회원국 22개 언어에 대한 번역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리고 있기 때문에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1일 그의 집무실에서 윤경호 경제부장과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김본부장은 13일부터 송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 총회에서 의장 역할을 맡는다. 이번 ESCAP 총회에서는 `녹색성장을 통한 개발`을 주제로 다룬다.

다음은 일문 일답.

- 13일부터 송도에서 열리는 ESCAP 총회에서 어떤 내용이 다뤄지나.

▶ 유엔 차원에서 절대빈곤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밀레니엄개발목표(MDG)를 어떻게 달성하는 가를 논의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특히 녹색성장을 통한 경제개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다. 저개발 국가 입장에서는 녹색성장이란 것이 사치스러운 말처럼 들릴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할 계획이다.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이 밝힌 `아시아 기후 파트너십`을 통한 동아시아국가 2억 달러도 매우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방안 등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와 함께 한국의 `미소금융`과 같은 마이크로금융에 대한 소개 등도 이뤄진다.

- ESCAP 총회 개최의 의미를 부여한다면

▶이번 총회에는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 에드웨드 나타페이 바누아투 총리 등도 정상들도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다. 이런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것은 높아진 한국의 위상에 대한 반증이다. 또 최근 두명의 한국인이 ESCAP 국장이 됐다. ESCAP에 총 9명의 국장이 있고 회원국은 총 62개국이다. 현재 국장 중 한국과 중국만 2명이다. 일본도 국장이 한명밖에 없다. 여기에 ESCAP 동북아 지역사무소가 다음달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문을 연다. 또 이번 총회를 계기로 G20 아웃리치 활동도 이뤄질 예정이다.

- 론 커크 USTR 대표와 한·미 통상장관회담이 예정돼 있다. 교착상태에 빠진 한.미 FTA는 언제쯤 비준될 것으로 보는가.

▶ 미국 중간선거가 11월 2일이다. FTA와 관련된 미국내 반대여론 등도 있는 상황이라서 그 전에는 논의가 이뤄지기 쉽지 않을 것이다. 미국 중간선거 직후에 G20 서울 정상회의가 있고 그때 한미 정상이 만나게 된다. 그 자리가 FTA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민주당의 존 케리 위원장과 공화당의 리처드 루거 상원의원이 FTA 조속 비준을 촉구하는 서한 발송 등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일단 물꼬가 트인다면 진행은 순조로울 것으로 본다.

- 자동차분야에 추가 논의가 이뤄질지에 대한 염려가 많다.

▶ 미국 차가 좋다면 한국 시장에서 잘 팔리지 않겠나. 어떤 경우에도 정부가 소비자들의 구매를 강요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미국 측도 이를 잘 알고 있으나 과거의 비관세 장벽에 대한 염려가 남아있다. 이를 어떻게 불식시킬까에 대한 창의적인 방법이 필요한데. 이는 미국 측에서 고민할 문제다. 미국에서 제안을 하면 우리가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USTR에서 미 의회와 조율을 하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현재까지 우리에게 비공식 채널을 통해서도 연락이 온 것은 없다.

- 한·EU FTA도 정식서명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 EU 국가들의 언어가 모두 22가지다. 3월 29일에 번역작업은 다 끝났고 현재는 영어본과 대조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예상보다 많은 오류들이 발견되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 이를 무리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7월까지는 끝내려고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10월이나 11월에 발효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기업형 수퍼마켓(SSM) 관련 개정안이 한.EU FTA에서 문제가 될 가능성은 없는가.

▶국회에서도 말했지만 개정안대로 통과된다면 문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재래시장 근처 500m 안에 SSM 진출 규제는 전통에 대한 보존 등을 근거로 설득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500m 바깥 지역에 SSM 가맹점이 들어설 경우에도 지자체가 이를 조정할 수 있다는 상생법이 문제다. 지금까지 조정현황을 보면 대부분 SSM 진출 보 혹은 거부가 이뤄졌다. 이는 비관세장벽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

- 한중 FTA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 산관학 연구는 5월 중으로 마무리된다. 이후 양국이 민간한 부분에 대해서 정부간의 협의를 거쳐 본격적인 협상이 이뤄진다. 협상을 언제부터 할 수 있을지는 중국과의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 지금 단계에서는 예측하기 어렵다.

-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낮은 수준의 FTA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과 맞물리는 부분이 많아서 할려면 제대로 해야 국제적으로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 것이다. 양국이 지금까지 추진해온 FTA에서 관세철폐율이 모두 90% 이상이었다. 그만큼 높은 수준의 FTA가 추진될 것이다. 제조업은 양국간 강점이 달라 큰 문제가 없다. 다만 지금까지 FTA를 추진하면서 관세보다 더 중요한 것이 국경 안에서 이뤄지는 일들에 대한 협상이었다. 중국의 내수시장이 중요한만큼 우리 기업이 중국에서 투자할 때 내국인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본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중국의 개방 속도가 더뎌 쉽지 않은 협상이 될 것이다. 또 서비스 분야 역시 협상이 여타 FTA에 비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중국 측에서 관심을 갖는 부분은 무엇인가

▶중국은 농업에 관심이 보이고 있다. 농업이라고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다. 가공식품과 고품질 유기농 등에서는 한국이 오히려 강점이 많다. 또 한국 역시도 관심을 보이는 부분이지만 전문직 인력진출 문제도 주요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한일, 한중일 FTA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

▶한중일은 산관학연구가 이제 시작돼 2년 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두에 맞는 이익의 등식을 산출해내는 것이 쉽지 않아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일본 측이 열의를 보이면서 한일 FTA 협상재개를 위한 회의도 했다. 한국이 미국, EU와 FTA를 체결하는 모습을 보면서 일본내에서 분발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안다. 다만 현대차, 삼성전자 등이 모두 철수하는 상황에서 FTA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특히 일본에 비관세 장벽이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임을 고려해야 한다.

- 최근 KIEP은 한중 FTA가 한중일 FTA보다 효과가 크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FTA의 효과에 대한 분석을 분석모델에서 제한한 데이터를 특정한 조건에 넣어서 나온 것이다. 참고는 할 수 있지만 그대로 실현된다고 보기는 힘들다. 좋은 예가 한.칠레 FTA다. 실제 발효 후 효과는 분석모델에서 예측했던 효과보다 훨씬 컸다.

[대담 = 윤경호 경제부장 / 정욱 기자 정리 / 사진 김재훈 기자]


출 처: 매일경제  2010.5.12



[2010-05-12, 17: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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