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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14호] 2008년 5월 16일 메인으로 | 전체기사 | 지난호 | 외교통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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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퇴임 전 대미 관계 개선하라고 북한에 계속 권유”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인터뷰

FTA 청문회 세 차례, 회의는 44회
비준 못 하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이런 낭비가 도대체 어디 있느냐


만난 사람 = 최훈 정치 데스크

-현 정부 들어 최대 외교 과제로 한·미 동맹 복원을 내세우고 있다. 좋은 얘기지만 이를 너무 강조하는 상황이 우리 측 협상 카드의 힘을 약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도 있다.

“한·미 동맹 강화가 미국 국익에 더 필요한가, 우리에게 더 필요한가를 묻고 싶다. 가만히 있는데 미국이 한·미 동맹을 강화하자고 얘기해 올 것이라고 보는 건 우리가 세상을 너무 자기중심적으로 보는 것이다. 역사의 교훈을 봐도 우리의 이익을 실현시켜 줄 나라와 동맹을 맺는 게 중요하다. 한국전쟁에서 3만7000명 미군의 희생으로 민주주의를 회복했다. 한·미 관계는 노력하지 않으면 지켜지지 않는다. 한·미 관계가 많이 훼손됐다고 대다수 국민이 느낀 것이 대선에 나타나지 않았느냐.”

-쇠고기 협상이 정상회담 즈음에 타결돼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에 가는 대가가 아니었느냐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즈음에 쇠고기 문제를 하도 이야기하니까 당시 정부도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이 3월에 나오면 합리적 절차에 따라 합리적 시간 내에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빨리 끝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엄청 받았다. 총선 부담이 있으니까 총선 후에 하자고 해서 날짜가 잡힌 것이다. 세상이 어느 때인데 대통령 방미에 맞춰 양보하고 하겠는가. 기록에 다 남는데. 사실 쇠고기 문제는 지난해 10월 1차 기술자협의에서 대부분 합의됐고 민감한 부분만 남겨 둔 것이다. 그걸 지금 얘기해도 믿는 사람이 없다.”

-북한이 미국 측에 영변 핵원자로 가동 일지를 전달하는 등 굉장히 적극적으로 나온다. 왜 그럴까.

“국제 정세를 북한 나름대로 보고 있는 거다. 우리도 북한 측에 대해 문제 해결을 원한다면 지금이 제일 좋을 때다, 가장 강경한 공화당 부시 정권 때 진전을 이뤄 놓는 게 좋을 것이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 오히려 더 원칙에 따라서 할 것이라고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에서 계속 얘기했다. 올림픽을 앞둔 중국도 많은 설득을 했다.”

-북한이 이미 만들어 놓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핵무기의 처리를 놓고 다시 어려운 국면을 맞지 않을까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그게 궁극적 목표라는 데는 변함이 없지만 달성하는 수단과 방법에 있어서는 좀 유연하게 나갈 수밖에 없다. 이미 확보한 플루토늄을 어떻게 바깥으로 반출시키고 무기를 만들었다면 그걸 어떻게 제거하느냐는 지금 단계에서 전망을 세우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

-테러지원국 해제는 미 의회에 통보해야 하는데, 시리아와의 핵협력 문제 등에 대한 의회 내 강경 여론은 어떻게 해소하나.

“미 행정부의 판단은 (설득 작업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북핵 문제의 핵심은 플루토늄 재처리와 핵실험이다. 이걸 제거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업적이기 때문에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시리아 관련 정보 공개도 미 의회를 설득하기 위한 것이었다.”

-북한은 계속 통미봉남 전술을 쓰고 있다.

“통미봉남은 사실 냉전 용어다. 모든 걸 제로섬 게임으로 봤을 때, 예를 들어 북한이 미국하고 잘되면 남북 관계는 안 되고 그런 측면인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지금 우리가 서방국에 대해서도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고 관계 개선을 하라는 게 정부 입장이다. 북한은 자신들이 미국과 가까워지는 것을 우리가 싫어할 줄 아는데 그게 아니다. ”

-이번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두 대통령이 어깨동무하는 모습 등의 사진들이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사람들은 사진을 보고 피부로 느낀다. ‘한·미 관계가 긴밀하게 되는구나’라는 안도감이다. 미국 사람이 한국에 투자하는 데는 경쟁력·노조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제일 중요한 게 한·미 관계다. 지난 방미 기간 중 뉴욕 증권가에 가니까 월가의 큰손들이 다 모였더라. 분위기가 그렇게 중요한 것이다.”

-21세기 전략 동맹과 기존 한·미 동맹 사이엔 어떤 차이가 있나.

“한·미 동맹은 한국전쟁의 결과로 생긴 것이다. 지금까지는 군사 동맹으로만 생각해 왔다. 이제 냉전이 종식된 지 15년 지났고 동북아의 안보환경도 많이 바뀌었다. 기후변화·대체에너지·국제 범죄 특히 9·11 이후 테러와 비확산이 국제적 이슈로 부각됐기 때문에 군사 동맹 개념에서 조금 더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경제·문화, 범세계적 이슈로 동맹의 개념을 포괄적으로 정립해 보자는 것이다.”

-미국이 미사일 방어(MD)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가 요청을 해오면 어떻게 되나.

“미국과 협조란 면에서 보면 우리가 MD에 참여할 만한 실익이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 미국도 우리 입장을 아니까 고위 레벨의 강한 요구는 없다. PSI는 목적과 취지는 지지하지만 한반도 상황을 고려해 참가는 자제한다고 우리가 입장을 정리했다. ”

-한·미 FTA는 과연 비준되는가.

“미국 민주당은 FTA를 하면 노동자가 직업을 잃는다는 선입견이 있어 반대를 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 방미 때 주요 대선 후보를 만나는 것으로 주미 대사가 다 준비를 했지만 내가 만나지 말자고 했다. 민주당 후보들이 FTA를 반대한다고 얘기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선에 가면 전체 국익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 국회에서는 지난 2년 동안 FTA 특위에서 26번, 통외통위에서 18번 회의를 하고 청문회를 세 번 했다. 이래 놓고 비준을 못하면 새 국회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런 낭비가 도대체 어디 있느냐.”

-성화 봉송 때 중국 유학생 폭력시위가 문제가 됐다. 중국이 실제로 얼마만큼 유감을 표명했는지 의문이다.

“한·중 간엔 한 해 사람이 580만 명 왔다갔다 한다. 하루에 보잉 747 비행기 60대꼴이다. 중국 유학생들이 이렇게 한국에 많이 와 있는지 국민들이 깜짝 놀랐다. 우리가 엄하게 항의도 하고 수사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편으로는 본인들이 뉘우친다고 하고 닝푸쿠이 대사가 유감 표명하고 부상자도 찾아 위로한다. 중국 외교부가 공식 유감 표명도 했다. 수사는 수사대로 하되, 외교 관계로 비화되지 않고 좀 너그럽게 생각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외교 역량 강화는 결국 외교 인력의 자질 강화에서 시작해야 할 텐데 아이디어가 있나.

“우리 외교부 예산이 전체의 0.6%, 180분의 1밖에 안 된다. 그런 나라는 없다. 다 1%대는 된다. 그 다음 인원이다. 지금 외교부 인원이 지난 정부에서 200명 늘어 1900명 남짓인데 이게 1995년과 같다. 일본은 지난 10년 동안 행정부서, 기구 축소를 했지만 외무성은 3200명에서 5000명으로 늘렸다. 우리 주미 대사관에 68명이 근무하는데 주재관 이외에 통신·총무 직원을 다 빼면 진짜 일할 사람이 없다. 빈혈 상태다. 지금 우리 일본과는 담당 직원이 7명인데 30년 전에도 7명이었다. 일본 외무성의 한국 담당과는 29명이다.”

유명환 장관은

외무고시 7회로 북미국장,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를 거치면서 35년 외교관 경력의 절반 이상을 미국 관련 업무를 한 대표적 ‘미국통’이다. 외교 2차관(다자 외교 담당)과 1차관(양자 외교 담당)을 거쳐 주일 대사를 지내 외교 현안에도 두루 밝다는 평이다. 김영삼 정부 시절 대통령 외교안보비서관을 시작으로 세 차례 청와대에서 근무했으며 이스라엘과 필리핀 대사도 지냈다. 1946년 서울생으로 서울고·서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정리=예영준·선승혜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출 처: 중앙일보  08/5/12



[2008-05-16, 09: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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